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대운과 세운

열 해마다 갈아타는 기둥

명식 여덟 글자가 타고난 판이라면, 대운(大運)은 그 판이 놓이는 계절입니다. 판 자체는 평생 바뀌지 않지만 계절은 열 해마다 갈아탑니다. 같은 사주라도 어느 대운을 지나느냐에 따라 살아가는 결이 달라진다고 보는 것이 명리의 시간관입니다.

대운은 월주에서 출발한다

대운의 간지는 새로 뽑는 것이 아니라 월주에서 한 칸씩 옮겨 간 것입니다. 60갑자를 한 칸씩 나아가거나 물러나며 열 해마다 하나씩 씁니다. 월주가 계절을 담은 기둥이니, 그 계절이 흘러가는 모습을 따라가는 셈입니다.

순행과 역행 — 양남음녀

방향은 태어난 해의 천간이 양인지 음인지, 그리고 성별에 따라 갈립니다.

연간남자여자
양 (갑·병·무·경·임)순행역행
음 (을·정·기·신·계)역행순행

흔히 양남음녀는 순행, 음남양녀는 역행이라고 외웁니다. 순행이면 월주 다음 간지부터, 역행이면 월주 이전 간지부터 시작합니다.

대운수 — 몇 살부터 시작하는가

첫 대운이 시작되는 나이를 대운수라 합니다. 태어난 때로부터 절기까지의 거리로 잽니다.

그 거리를 사흘에 한 살로 환산합니다. 하루는 넉 달, 한 시진은 열흘로 치는 옛 셈이 여기서 나왔습니다. 예를 들어 다음 절까지 열여드레가 남았다면 18 ÷ 3 = 6, 대운수는 여섯입니다. 계산 결과가 0이 나와도 대운수는 1부터 셉니다.

사주풀이는 절기가 드는 시각을 분 단위까지 읽어 계산합니다. 날짜만으로 어림잡는 방식과는 경계에서 한 살쯤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. 기준으로 삼은 절기 이름도 함께 적어 두니 직접 검산해 보실 수 있습니다.

대운 표를 읽는 법

대운수가 여섯이라면 여섯 살부터 열다섯 살까지가 첫 대운, 열여섯부터 스물다섯까지가 둘째 대운입니다. 사주풀이는 아홉 개까지 뽑습니다 — 대운수에 여든 해를 더하면 한평생이 덮이기 때문입니다.

각 대운에도 천간과 지지가 있고, 거기에 일간 기준의 십성과 12운성이 붙습니다. 읽는 방법은 원국과 같습니다. 이 열 해 동안 어떤 오행이 밖에서 더해지는지, 그것이 내 판에 모자란 것인지 넘치는 것인지를 봅니다.

흔히 천간 다섯 해 · 지지 다섯 해로 나누어 보기도 하고, 지지를 더 무겁게 보기도 합니다. 유파마다 다른 대목이라 사주풀이는 열 해를 한 덩어리로 두고, 세부는 풀이 글에서 다룹니다.

세운 — 해마다 오는 운

대운이 열 해짜리 계절이라면 세운(歲運)은 한 해짜리 날씨입니다. 그 해의 간지가 그대로 세운이 됩니다. 2026년은 병오(丙午)년이니 2026년의 세운은 병오입니다. 여기도 입춘이 경계입니다.

보통은 대운을 먼저 보고 세운을 겹쳐 봅니다. 대운이 좋아도 그 해의 세운이 원국과 부딪치면 그 해만 고단할 수 있고, 반대도 마찬가지입니다. 더 잘게 나누면 월운(月運)과 일진(日運)까지 내려갑니다 — 하루치를 보는 것이 오늘의 운세이고, 한 해치를 따로 보는 풍습이 토정비결입니다.

대운은 바뀌는 시기를 알려 줄 뿐, 좋고 나쁨을 선고하지 않습니다. 대운이 바뀌는 무렵에 사는 자리나 하는 일이 달라졌다고 말하는 분이 많은데, 열 해라는 길이가 사람의 생애 마디와 대체로 겹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. 시기를 짚는 참고로 쓰시고, 결정은 그 시기의 사정을 보고 내리시는 편이 낫습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