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천간 열 글자

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 — 하늘의 열 글자

천간(天干)은 열 글자입니다. 오행 다섯을 각각 양과 음으로 나누면 꼭 열이 됩니다. 명식에서 기둥의 윗글자가 천간이고, 그중 일간이 곧 나 자신입니다.

천간읽기오행음양빗대어 온 것
목 木곧게 선 큰 나무
목 木풀·덩굴·화초
화 火한낮의 태양
화 火등불·화롯불
토 土큰 산·제방
토 土밭의 부드러운 흙
금 金무쇠·도끼·원석
금 金보석·칼날·세공한 쇠
수 水바다·큰 강
수 水이슬·빗물·샘물

빗대어 온 것은 외우기 위한 그림일 뿐, 좋고 나쁨의 등급이 아닙니다. 큰 나무가 풀보다 나은 것도, 태양이 등불보다 나은 것도 아닙니다. 같은 불이라도 丙은 사방을 밝히고 丁은 한 곳을 오래 데웁니다.

열 글자 하나하나

갑 甲 — 양의 나무

위로 곧게 뻗는 기운입니다. 시작하는 힘이 강하고 방향이 분명합니다. 굽히는 것을 어려워해서, 눌리는 자리에 서면 부러지기 쉽습니다. 뿌리를 내릴 흙과 키워 줄 물이 함께 있는 판을 반깁니다.

을 乙 — 음의 나무

감고 올라가는 기운입니다. 부드럽고 끈질기며, 상황에 맞춰 몸을 바꿉니다. 곧게 서는 힘은 甲보다 약하지만 꺾이지 않는 것은 오히려 乙입니다. 기댈 것이 있을 때 제 몫을 다합니다.

병 丙 — 양의 불

사방으로 퍼지는 빛입니다. 드러내고 밝히고 데웁니다. 숨기는 것이 없어 속이 환히 보이는 대신, 감정도 그대로 드러납니다. 가릴 것이 많은 판에서는 스스로 지치기 쉽습니다.

정 丁 — 음의 불

한 곳을 오래 비추는 불입니다. 丙이 낮이라면 丁은 밤에 켜는 등입니다. 조용하고 섬세하며, 무엇을 녹이고 다듬는 일에 어울립니다. 쇠(庚·辛)를 만나면 제 쓸모가 가장 잘 드러납니다.

무 戊 — 양의 흙

크고 두터운 흙입니다. 물을 막고 나무를 받치고 불을 품습니다. 묵직하고 잘 흔들리지 않으며 가운데서 중재하는 자리에 섭니다. 그만큼 움직임이 느리고, 고집으로 보일 때가 있습니다.

기 己 — 음의 흙

무엇이든 심을 수 있는 밭흙입니다. 부드럽고 품이 넓어 받아들이는 힘이 큽니다. 戊처럼 막아 세우지는 못하지만 기르는 데는 낫습니다. 너무 물러 제 형태를 잃기도 합니다.

경 庚 — 양의 쇠

다듬기 전의 무쇠입니다. 결단이 빠르고 밀어붙이는 힘이 있습니다. 거칠어서 불(丁)에 녹고 망치에 맞아야 그릇이 됩니다. 나무를 베는 자리에 서기도 하고, 스스로 베이기도 합니다.

신 辛 — 음의 쇠

이미 다듬어진 쇠, 보석이나 칼날입니다. 예민하고 날카로우며 완성도를 따집니다. 작은 흠을 잘 보는 대신 스스로에게도 엄격합니다. 물(壬)로 씻어 내면 빛이 납니다.

임 壬 — 양의 물

바다와 큰 강입니다. 담기는 그릇에 따라 모양을 바꾸고 멀리까지 흐릅니다. 생각이 넓고 흐름을 잘 읽지만, 고여 있지 못해 한자리에 머물기를 답답해합니다. 둑(戊)이 있으면 힘이 모입니다.

계 癸 — 음의 물

이슬과 빗물, 땅속을 흐르는 물입니다. 조용히 스미며 무엇이든 적십니다. 섬세하고 속이 깊어 좀처럼 다 내보이지 않습니다. 양이 적어 마르기 쉬우므로 받쳐 줄 쇠(庚·辛)를 반깁니다.

천간의 합 — 다섯 쌍

여섯 칸 떨어진 두 천간은 서로 끌어당겨 합(合)합니다. 짝을 이루면 본래의 성질이 누그러지고, 조건이 맞으면 아예 다른 오행으로 변한다(化)고 봅니다.

변하는 오행흔히 붙는 이름
갑 甲 + 기 己토 土중정지합 中正之合
을 乙 + 경 庚금 金인의지합 仁義之合
병 丙 + 신 辛수 水위제지합 威制之合
정 丁 + 임 壬목 木음란지합 淫亂之合
무 戊 + 계 癸화 火무정지합 無情之合

합은 늘 양간과 음간의 짝이라 궁합에서 특히 무겁게 봅니다. 두 사람의 일간이 이 다섯 쌍 가운데 하나면 서로 끌린다고 읽습니다. 다만 합이 되면 그 글자가 제 일을 하지 않게 되는 수도 있어서, 합을 무조건 좋은 것으로만 보지는 않습니다.

천간의 충 — 네 쌍

일곱 칸 떨어진 두 천간은 오행이 서로 극하면서 음양까지 같아 정면으로 부딪칩니다. 이것을 충(沖)이라 합니다.

무(戊)와 기(己)는 중앙의 토라 충으로 보지 않는 것이 통례이고, 사주풀이도 그 통례를 따릅니다. 충은 부딪침이지 재앙이 아닙니다. 고여 있던 것을 흔들어 움직이게 하는 자리이기도 해서, 판에 따라 오히려 숨통을 틔워 주기도 합니다.